2023년 10월 2일 월요일.

이날 목적지는 충북 단양. 트레킹 코스를 확정하러 왔다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했지만... 

그건 핑계였고 그냥 명절 연휴를 다 집에서 보내기 싫어 배낭을 둘러맸다. 이날 걸은 코스는 이렇다.

단양역 - 단양강잔도 - 시루섬의 기적조형물 - 적성대교 - 단성면 - 고수대교 - 고수동굴

중간에 시골버스로 점핑을 했는데 그걸 뺐는데도 약 20킬로를 걸었다. 다 평지길이라 20킬로가 그리 대단한건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긴 했다. 왼쪽 다리 근육이 올라온 것이다. 햄스트링이 재발한 듯하다.

전에 햄스트링 관련해서 병원을 찾았을 때다. 의사가 걷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다른 병원에서도 같은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트레킹 강사가 못 걷는다면 말이 되는 소리인가? 나는 뭘 먹고 사나?

현재의 단양 중심가는 신단양이라고 불린다. 원래는 단성면이 중심가였지만 충주댐이 건립된 후 옛 읍내 일부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에 단성면에서 중심지를 북쪽으로 6킬로 정도 떨어진 지금의 자리로 옮긴다.

시루섬의 기적 조형물은 최근에 새워졌다고 한다. 유명한 단양강 잔도와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약 500미터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이 조형물은 1972년 단양 일대를 덮친 수해를 기억하기 위해 세워졌다. 그해 단양지역에 큰 수해가 났는데 주민들이 시루섬 인근에 있던 물탱크에 올라가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무려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13시간 정도를 버텨냈다고 한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둠속에서 주민들은 서로서로 팔짱을 끼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재난을 이겨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원 구조는 아니었다. 어떤 여인의 품에 있던 간난 아기가 질식사를 한 것이다. 공간이 너무 협소한데다 아이를 너무 세게 안았던 것이다. 재난 앞에 하나되는 모습! 이게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

소양호의 춘천, 양수리의 양평처럼 어찌보면 단양도 물의 도시라고 할만 하다. 물론 행정구역으로는 '시'가 아닌 '군'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양하면 산이나 동굴, 혹은 시멘트를 생각하지 물과 연관 짓지는 않는다. 참고로 단양지역의 남한강은 단양강이라고 부른다. 평창지역의 남한강을 평창강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강원도 양양이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데 충북 단양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하고 있다. 단양 여행의 장점은 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또한 읍내와 가까운 곳에서 트레킹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아웃이 읍내와 가까운 곳에서 이루어지니 버스나 택시 같은 연계교통편을 이용하기에 수월하다. 한마디로 뚜벅이들도 여행하기에 좋다는 것이다.

장시간 걸었더니 다리가 욱신거렸다. 하지만 눈은 아주 호강을 하고 있었다. 이게 단양 여행의 매력인가?ㅋ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