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로 빠졌더니... 기대 이상입니다 2편

사량도 행 배 놓치고 간 신수도... 남일대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

 

 

 

 
▲ 신수도 바다낚시로 유명한 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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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으로 택한 신수도... 하지만 꿩 이상이네


신수도(新樹島). 솔직히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큰 기대도 안 하고 매표를 했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처럼, 그저 배 삯이 저렴한 '닭'이라고 생각하고 승선을 한 것이다.

인생도 그렇지만 여행에도 정답은 없다. 사람이 스케줄대로 살 수 없듯이 여행도 일정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한편 여행 일정이 틀어졌다고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빗나간 일정 와중에 생각지도 못한 보석을 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수도의 방문이 그랬다. 만약 그날 신수도를 방문하지 않았다면 이 여행 기사도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사천시 동서동에 속해있는 신수도는 면적이 1.0㎢로 여의도의 8분의 1일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섬이다. 이렇듯 섬이 작아서 그런지 신수도는 무척 아담했다. 삼천포항에서 겨우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관광객들로 북적일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런 것이 신수도의 매력일지 모른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아 한적하게 섬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곳이 신수도였기 때문이다. 신수도는 큰 마을인 신수와 작은 마을인 대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두 곳을 연결하는 해안도로가 잘 닦여 있어 섬일주 트레킹을 하기에 제격이었다.

 

 

 

 

 

 

▲ 신수도 신수도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낚시꾼들. 뒤로 보이는 다리는 삼천포대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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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도 트레킹을 하다 보면 삼천포 일대에 펼쳐진 한려해상의 멋진 풍광들을 시원하게 관망할 수 있다. 왼쪽으로는 남해군과 연결된 삼천포대교, 북쪽으로는 삼천포 시내 일대, 오른쪽으로는 두둥실 떠있는 한려해상과 그 섬들.

신수도는 섬 트레킹 이외에도 바다낚시로 유명한 곳이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섬 곳곳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섬 서편에 있는 신수항 방파제는 낚시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곳이다. 신수항 방파제는 테라포트가 없어 보다 안전하게 낚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수도 트레킹은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삼천포-신수도간 여객선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사이의 간격을 두고 운항되니 시간을 잘 맞추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삼천포항으로 나올 수 있다.

 

 


 

 
▲ 남일대 해수욕장 남일대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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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마시는(?) 남일대 코끼리바위


'꿩' 이상의 역할을 해준, 신수도 섬 일주를 마친 후 삼천포항 어시장을 탐방했다. 섬 일주로 기분이 상쾌해지니 얄밉게 보이던 갈매기들도 예뻐 보였다. 마침 어시장 일대에는 삼천포 수산물 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싱싱한 수산물과 다양한 해상체험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어시장 탐방을 마친 후 남일대 해수욕장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유명한 코끼리 바위를 보기 위해서 이동을 한 것이다. 코끼리바위는 우리나라에 여럿이 있다. 그 중 제일 유명한 건 울릉도에 있는 코끼리바위다. 통상 코끼리바위는 해안가나 섬에 분포되어 있는데 가파른 기암절벽이 오랫동안 파도와 해풍을 만나 절묘한 코끼리 형상으로 풍화된 것을 말한다.

 

 

 
▲ 코끼리바위 멀리서 본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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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대 코끼리바위는 다른 코끼리바위들보다 접근성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삼천포어시장에서 도보로 30분 정도만 걸어가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3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아 택시를 타고 이동해도 부담스럽지가 않다.

바닷물을 다 마실 듯 큰 코를 드리운 형상의 남일대 코끼리바위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멀리서 본 형상과 가까이에서 본 형상이 다르므로 기회가 된다면 꼭 근접해서 관찰하시길 권한다. 전형적인 판상절리(板狀節理) 지형이 풍화에 의해 해식아치(sea arch)를 이룬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때 코끼리바위 인근으로 유람선이라도 지나간다면 손을 한 번 흔들어 주며 소리쳐 보자. 여기 남해바닷물을 마시는 코끼리가 한 마리가 있다고!  

 

 

 

삼천포의 매력에 풍덩하고 빠지다


삼천포항 수산물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져 볼까요?'

부정적인 말도 재치 있게 받아 넘기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바로 삼천포 사람들이다. 실제로 삼천포를 방문해 본 사람들은 삼천포의 매력에 풍덩하고 빠질 수밖에 없으니 그런 여유가 있을 수밖에... 필자도 그 사람 중 한 명이다.

'삼천포로 빠졌더니, 삼천포의 매력에 풍덩 빠졌습니다!'

 

 

 
▲ 코끼리바위 가까이에서 본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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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1.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삼천포터미널까지 고속버스로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

2. '신수도 섬 일주 ▶ 삼천포어시장 ▶ 풍차공원 ▶ 남일대해수욕장 ▶ 코끼리 바위'를 묶어 도보여행을 할 수 있다.

3. 삼천포터미널에서 신수도행 선착장까지는 3km 남짓이므로 택시를 타도 부담이 없다. 마찬가지로 코끼리바위가 있는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터미널까지도 3km 정도다.

4. 시간을 잘 맞춘다면 당일치기 '삼천포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서울에서 한려해상까지 가, 당일로 섬과 해안가 트레킹을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역사트레킹 마스터 곽작가라고 합니다.

http://blog.daum.net/artpunk

 

 

 

 

 

삼천포로 빠졌더니... 기대 이상입니다 1편

 

사량도 행 배 놓치고 간 신수도... 남일대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

 

 

14.10.07 10:28 최종 업데이트 14.10.07 10:28

 

 

 

 

 

오래 전, 고등학교 때 일이다. 국어 선생님께서 수업 도중에 하소연을 하듯 목소리를 높이신 적이 있었다. 국어 선생님은 현직 수필가셨는데 자신이 발표한 에세이를 보고 삼천포 사람이 전화를 해서 강하게 항의를 했다며 운을 떼셨다.

"내용 중간에 있는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졌다'라는 표현이 거슬렸다는 거야. 그런데 그 에세이는 그냥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 특정 지역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니까."

평소에는 좀 무뚝뚝하고 말소리가 작아, '졸음 대마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선생님이셨는데 그때만큼은 목소리에 강력한 '포스'가 방출되고 있었다. 그 항의 전화 때문에 심기가 무척 불편하셨던 것이다.

 

 

 


 
▲ 신수도 아름다운 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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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때 필자는 삼천포가 어디 붙어 있는 줄도 몰랐다. 대신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의 뜻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어쨌든 선생님은 수업시간 내내 목소리를 높여 자신의 정당함을 역설하셨고, '수면보충'시간이었던 국어시간은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수면보충 시간은 날려 버렸지만 그날 교훈을 하나 얻었던 셈이다. 나중에 삼천포에 갈 일이 있으면 이 말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 

 

 

 

 


헬리콥터도 타보고... 정말 잘 나갔다

 


지난 9월 26일. 그날 필자는 상당히 잘 나갔다(?). 난생 처음 헬리콥터를 타 봤기 때문이다. 경남 사천에 있는 한 항공기제작 업체에 초청되어, 국산 수리온 헬기에 시승했던 것이다. 예전부터 헬리콥터는 꼭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그 기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일반 비행기(고정익)는 여행 가느라 몇 번 타봤지만 헬리콥터(회전익)는 타 본 적이 없었다. 그럴 기회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사실 일반 시민들이 헬리콥터를 쉽게 탈 수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헬기 탑승은 필자의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였다. 오죽했으면 군대에서 헬기 강습훈련을 받은 사람들을 부러워했을까!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헬리콥터를 타게 됐으니 '잘 나갔다'고 할 만하지 않은가?

버킷 리스트를 하나 해냈다는 기쁨을 뒤로 하고 그날 오후 삼천포로 향했다. 다음날 삼천포항에서 출발하는 사량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미리 이동을 한 것이다. 사천시내에서 삼천포항까지는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다.

 

 

 
▲ 신수도 신수도항에서 경남 남해군 방면을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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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三千浦)의 유래가 된 물길 삼천(三千)리

 


삼천포(三千浦)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자. 삼천포의 근간이 된 삼천(三千)은 '물길 3000리'를 뜻한다. 고려 성종시대에 이 지역에 수세미 수취를 위한 통양창이 설치됐는데 개성에서부터 통양창까지 거리가 물길로 무려 3000리였다는 것이다. 개성에서 삼천포까지 직선거리는 약 400km 남짓이기에 육로로는 1000리 정도 되지만 남해안 일대와 서해안을 타고 가야 하는 조운로는 그보다 훨씬 더 먼 3000리였다. 그렇게 조운로의 물리적 거리가 삼천포의 유래가 됐다.

이후 삼천포는 진주, 고성, 사천 등 인근 여러 지역에 통합되는 우여곡절을 겪는다. 그러다 1956년 시로 승격해 삼천포시가 된다. 하지만 1995년에는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합쳐져 통합 사천시로 행정개편이 이루어졌다.

삼천포에서 출항하는 사량도행 여객선을 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구 터미널에서 오전 6시(하계기준)에 출발하는 배편이 있고, 삼천포 신항에서 출항하는 오전 7시(하계기준) 배가 있다. 구터미널과 신항은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배편도 확인했으니 이제 다음날 사량도에 갈 일만 남았다.

'환상의 섬이라는 사량도에 가서 지리산에 오르는 거야. 내일 날씨도 무척이나 좋다는데 사량도 지리산에 올라가서 내륙에 있는 지리산을 바라보는 거야! 그럼 섬 지리산에서 내륙 지리산을 보는 거잖아. 정말 멋지겠군!'

 

 


 
▲ 신수도 신수도는 섬 일주 트레킹을 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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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삼천포'에게 화풀이를 해대다

 

9월 27일. 배를 타지 못했다. 배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늦잠을 잤더니만 배 시간을 놓친 것이다. 다음날 일정이 있어 그날 다시 서울로 상경을 해야 했기에 다음 배를 타기에는 무리였다.

'정말 잘 나가다... 첫날 헬기 탄 걸로 만족하고 그냥 바로 서울로 올라갔어야 했나...'

자신의 게으름은 모른척하고 애꿎은 '삼천포'에 화풀이를 한 것이다. 일기예보대로 날씨는 무척이나 청명했다. 바닷바람도 상쾌했다. 하지만 필자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어시장 일대를 왔다 갔다 했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 갈매기 몇 마리가 새우깡을 달라는지 필자의 머리 위로 왔다 갔다 했다.

"이 배 어디로 가는 배예요? 혹시 사량도 가나요?"
"아니요. 이 배는 신수도 가는 배예요."
"신수도요? 거기가 어딘데요?"
"저기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에요. 여기서 10분밖에 안 걸려요."

어시장 근처에 풍차공원이 있어 그리로 향하다 항구 한 편에 정박해 있던 작은 여객선을 봤다. 이것저것 물어보니 신수도라는 섬을 오가는 배편이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섬이나 구경하고 가야겠다. 배 삯도 2천원 밖에 안 하니까...'

 

 

 

 

 

 

 

 삼천포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해서 <오마이뉴스>에 송고했습니다.  뭐 여행섹션에 걸리면 좋겠다 싶었는데 전체 메인 기사에 걸리게 됐네요! 그런데 그 오마이뉴스기사가 다음 메인에도 걸렸네요. 다음 서브 메인에는 몇 번 걸린 적이 있었는데  탑메인에는 처음 걸려봅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메인만 두 개가 걸렸네요~

 

앞으로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여러분들도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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