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자령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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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4일 목요일.

 

이날은 바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선자령에서 트레킹을 행하는 날이다. 전날에 이미 평창군 대관령면에 숙소를 잡아서 좀 여유로웠다. 대관령면은 원래 도암면이었다. 하지만 대관령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2007년도에 그 이름을 대관령면으로 바꿨다.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면도 같은 사례다. 한반도 지형이 워낙 유명세를 타니 2009년에 기존 명칭인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개명을 했다.

 

전날 밤에 잠이 안 와서 잠시 숙소 밖에 나왔더니 눈이 소북하게 쌓여 있던게 아닌가. 역시 겨울 강원도다웠다. 인적이 끊긴 거리에 가로등 불빛이 외롭게 비추고 있고, 눈은 소북하게 쌓여만 갔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참 묘한 감정이 느껴지더라.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일 선자령을 제대로 보겠구만! 겨울 선자령이면 당연히 눈꽃 세상이 펼쳐져야 하는거 아니야?'

 

선자령 트레킹의 출발점은 대관령 휴게소이다. 대관령면에 있는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관령 휴게소까지는 약 6km 정도 떨어져있는데 하루에 4번 마을버스가 운행된다. 6km로도 안되는 거리라서 그런지 버스에 탑승한 지 10분도 안되서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대관령 휴게소는 해발 840m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인지 면소재지보다도 더 쌀쌀한 느낌이었다. 바람도 더 많이 불고. 저체온증이 걱정될 정도로 동장군이 위세를 부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돌아갈 수가 있나!

 

- 남자는 직진이지! ㅋ

 

선자령은 대관산 혹은 보현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높이가 1,157m에 달한다. 남쪽에 대관령이 있고 그곳에는 유명한 대관령 양떼목장이 자리잡고 있다. 슬쩍 보니까 추워서 양떼들이 안 보이더만~^^

 

최고점이 1157고지이지만 시작점이 840고지로 높은데다 길이 순해서 선자령을 오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다. 북한산 둘레길 중에서 어려운 코스 정도의 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아웃도어의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것이다. 완경사의 길을 걸으며 눈꽃 트레킹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대관령 양떼목장

 

 

 

 

 

 

 

 

* 선자령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문제는 저체온증이다. 사진에도 보이듯 선자령 일대는 풍력발전기가 물레방아 돌듯 '붕붕' 소리를 내며 돌고 있다. 그만큼 바람이 많이 분다는 뜻이다. 선자령 정상 능선 부근은 워낙 바람이 세게 불어 사진을 찍는데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바람이 거세 눈들이 다 휩쓸려 날라가 정상 부근에는 마른 땅이 보일 정도였다. 정상을 조금만 벗어나도 눈이 쌓여있는데...

 

선자령 트레일은 강릉바우길 1구간이기도 한데 길이가 약 12km 정도된다. 순환형 코스인데 크게 윗길과 아랫길로 나눌 수 있다. 윗길은 능선부를 타고 가는 길이고, 아랫길은 숲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윗길이 아랫길보다는 좀 수월해서 시작점을 삼는 분들이 많은데 필자는 그 반대로 했다. 숲길을 따라 아랫길로 올랐고, 내려올 때는 바람을 맞으며 윗길로 내려왔다. 확실히 숲길에서는 큰 바람을 맞지 않았지만 능선길에서는 태풍같은 바람과 맞서야했다.

 

바람과 맞서서 이겼는가? 지지는 않았다. 풍차를 향해 내달리는 돈키호테처럼 풍력발전기 사이를 거침없이 활보했다. 사실은 종종 걸음치며 빠르게 걸었다. 추워서...^^

 

 

 

 

 

 

 

* 선자령 정상석

 

 

 

 

 

 

 

약 4시간을 잡고 트레킹을 했는데 사진도 찍고 풍광도 보고 하니 4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다시 시작점인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횡계버스터미널로 돌아가는 마을버스편은 이미 끊겨 있었다. 터미널까지 걸어갈까 하다가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는 9천원이 나왔다. 주행 시간은 7분 정도였다.

 

이렇게하여 바람의 계곡인 선자령에서 행한 선자령 눈꽃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됐다. 글을 마치기 전에 다시 한 번 언급한다. 겨울 트레킹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단단히 준비를 하셔야 한다.

 

저체온증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내피 개념의 패딩 점퍼 같은 여분의 옷을 챙기면 좋다. 핫팩도 여러개를 준비하면 좋다. 설원을 걷게되니 아이젠과 스패츠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여행객들 중에는 스패츠는커녕 아이젠도 착용을 하지 않고 선자령을 오르시는 분들이 있었다. 좀 위험해보였다.

 

눈꽃 트레킹은 정말 환상적이다. 하얗게 쌓인 설원을 걸다보면 마음이 다 정화되는 느낌이다. 그런 아름다운 장면들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 선자령 가는 길: 마스크 쓰고 한 컷.

 

 

 

 

 

 

 

 

* 선자령 정상: 인증샷 찍느라 장갑을 안 끼고 사진을 찍는데 정말 손이 시려웠다.

 

 

 

 

 

 

 

*** 선자령 가는 법

1. 동서울 터미널이나 남부터미널에서 횡계행 시외버스 탑승. 약 2시간 30분 소요됨.

2.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관령휴게소행 마을버스 탑승. 하루 4편 운행. 이동시간 약 10분.

3. 하산시: 대관령휴게소 ☞ 횡계시외버스터미널행 마을버스는 오후 2시 30분이 막차임. 그래서 일반적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함. 요금은 약 9천원.

 

 

 

 

 

 

 

 

안전한 겨울 눈꽃 트레킹을 위하여!

 

눈길에서 '방탄조끼' 기능 톡톡히 해... 기능성 내의로 체온 조절 신경써야

 

14.12.31 14:51l최종 업데이트 14.12.31 14:51

 

곽동운(artpunk)

 

 

 

 

 

 

 

 

 
▲ 눈꽃트레킹 겨울트레킹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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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뚝뚝 떨어질수록 야외 활동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시기에는 '집 나가면 고생'이란 말을 절감하게 된다. 그렇다. 겨울철에는 아웃도어 활동도 비수기에 접어든다.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눈꽃 트레킹

 



하지만 아무리 눈발이 날리고 북풍이 불어도 배낭을 짊어지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그들에게 으뜸으로 꼽는 트레킹이나 산행을 물어보면 이렇게 답할지 모른다.

"눈꽃 트레킹, 눈꽃 산행!"

봄꽃 산행, 가을철의 단풍 산행도 좋지만 산악인들이 으뜸으로 꼽는 산행은 바로 겨울철 눈꽃 산행이다. 도보여행도 마찬가지다. 눈꽃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겨울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도보여행가들이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겨울 트레킹의 특징은 무엇일까? 동상에 걸릴 수도 있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무엇이 신발끈을 조여 매게 만드는 걸까?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덮인 산길을 걸을 때의 느낌은 겨울철 이외에는 맛볼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가을철 단풍 트레킹이 알록달록한 비주얼을 감상하는 것이 재미라면, 눈꽃 트레킹은 흰 색으로 통일된 세상을 걷는 오묘한 맛이 있다. 그렇게 흰색으로 단일화된 세상을 말없이 걷다보면 도보여행자 자신의 내면도 하얗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겨울철 트레킹만큼 위험한 트레킹도 따로 없다. 예기치 못한 폭설을 만난다면 조난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체온증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겨울트레킹을 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상고대 눈꽃트레킹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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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벗기를 잘 하자!

 


두 말 하면 잔소리겠지만 겨울에는 든든하게 입어야 한다. 보온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다고 옷을 마구 껴입어서는 안 된다. 입기와 벗기를 적절히 해야 한다. 트레킹을 할 때에는 몸을 움직이므로 신체에서 열이 난다.

이때는 옷을 벗어 몸에서 과도하게 땀이 분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반대로 휴식 중에는 옷을 꺼내 입어 보온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어떻게 '열 관리'를 했느냐에 따라 겨울트레킹의 성패가 갈린다고 할 수 있다.

내의를 입을 때도 고려점이 있다. 면 소재 제품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면 소재 내의들은 땀을 흡수만 했지 방출을 하지 못한다. 그럼 땀으로 범벅이 된 찝찝한 면 수건을 몸에 두르고 트레킹을 하는 셈이 된다.

이런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건조성이 뛰어난 기능성 내의를 입는 게 상책이다. 한편 봄이나 가을에도 기능성 내의를 입고 트레킹에 나서는 게 좋다. 일교차가 큰 계절인 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  

 

 

 



배낭이 방탄조끼?

 


이런 말이 있다.

'겨울 아웃도어 활동은 장비가 반이다'

그런 장비들 중에는 배낭도 포함된다. 독자들 중에는 트레킹을 하면 당연히 배낭을 메는데 무엇 때문에 배낭을 목록에 올려놓았는지 의아해 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산악회처럼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트레킹을 하는 도보여행 카페가 많다.

관광버스를 이용한 트레킹은 장비를 차내에 놓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배낭도 없이 그저 맨 몸으로 도보여행에 나서기도 한다.

겨울철에 배낭은 단순 짐 가방으로 쓰이지 않는다. 방탄조끼처럼 자신을 보호해주는 장비로 쓰인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몸이 뒤로 넘어질 때 배낭은 쿠션 작용을 해준다.

잘못 넘어져 뒷머리가 곧장 땅바닥에 부딪치는 불상사를 막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낭을 메고 넘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것이다.

이 때 배낭 속에는 여분의 옷(재킷)이나 무릎 담요, 여분의 양말 같은 것들로 채운다. 무릎담요는 식사 시간에 사용하자. 양말이 젖으면 동상에 걸릴 염려도 있으니 여분의 양말도 꼭 챙기자. 이렇게 방어용 배낭은 뾰족한 것이 아닌 푹신한 것들로 채워야 한다. 

 

 



 


 
▲ 겨울트레킹 겨울트레킹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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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트레킹의 필수 장비들


겨울 트레킹에 아이젠이 필수이듯이 '스패츠'도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스패츠(spats)는 눈이나 비, 흙 등이 들어가지 않게 발목에 차는 각반을 말한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긴 스패츠는 따로 게이터(gait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시간 눈길을 걷다보면 신발의 끈 부분과 발목 상단 부분으로 눈이 스며든다. 그렇게 신발 안쪽으로 들어온 눈은 양말을 젖게 하여 동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 하지만 스패츠를 착용하면 조금이라도 눈이 덜 스며들게 할 수 있다. 스패츠를 착용했다고 안심할 수 없으니 앞서 언급했듯이 꼭 여분의 양말을 챙기자.

평소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겨울에는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웅덩이가 진 곳이나 살얼음이 진 곳을 스틱으로 먼저 체크한 후에 이동을 하면 보다 더 안전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한편 장비를 제대로 갖추었다면 아이스 트레킹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아이스 트레킹은 꽁꽁 언 강물 위에서 트레킹을 하는 것을 말한다. 빙하 트레킹은 아이슬란드 같은 극지방에서만 할 수 있기에 제약이 많이 따르지만 아이스 트레킹은 강원도에서도 할 수 있다.

평소에는 강물 때문에 갈 수 없었던 부근을 얼음을 지치며 나가는 것이 아이스 트레킹의 매력이다. 빙하 트레킹을 못하는 아쉬움을 아이스 트레킹이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 영월: 한 겨울 강원도에서 아이스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팩으로 따뜻한 음식 준비하기

 


겨울에는 행동식 준비도 제약을 받는다. 김밥이나 떡 같은 대표적인 행동식은 강추위에 꽁꽁 얼기 일쑤다. 이렇게 언 음식물을 먹다 보면 체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보온밥통과 보온병을 이용해서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조금 번거롭지만 이런 방법을 써보자. 수건에 음식물과 함께 핫팩을 돌돌 말아 여분의 옷가지 깊숙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다. 이때 음식물은 핫팩과 함께 묶여도 좋은 것들이어야 한다.

한편 요즘은 전투식량을 민간용으로 만들어 시중에서 판매한다. 그 중에는 발열 기능이 있는 것들도 있다. 발열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게 문제지만 그래도 엄동설한에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발열 전투식량의 장점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조심해라', '하지 마라'라는 식의 경고형 문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행면에 쓰는 글이라면 좀 더 진취적이고 밝은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경고형 문구가 반복됐다는 건 그만큼 겨울트레킹이나 겨울산행이 무척 위험하다는 반증이다.

유비무환이라고 철저히 준비를 하는 사람은 설국에서 겨울을 만끽할 수 있다. 그렇게 새하얀 세상을 사뿐히 걷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 속에 있는 검은 때가 씻겨 내려갈지 모른다. 하얀 세상이 공짜로 자신을 정화시켜주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역사트레킹 마스터 곽작가입니다.

http://blog.daum.net/art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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