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한계령에 자신이 올라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일 것이다.

 

 

 

 

* 인제군 북면 원통리 북천: 북천은 남쪽으로 흘러가다 소양강과 합수된다. 가운데 멀리로 설악산이 보인다.

 

 

 

 

 

2012년 6월 18일 수요일

 

나는 강원도 양구와 인제에 있는 광치령을 넘어 인제군으로 입성을 했다. 광치령은 660고지였는데, 역시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고개를

넘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힘든 기색을 할 수가 없었다. 왜? 이제 곧 한계령을 넘어야 했으니까!

 

"실례하지만, 여기 읍사무소가 어디에요?"

 

힘들게 광치령을 넘었던 터라, 읍사무소에서 물도 얻어 마시고 인제군 여행지도도 얻어갈 생각이었다.

 

"읍사무소는 남쪽으로 한참가야 하고, 저쪽으로 좀만 가면 면사무소가 있어요."

"예? 여기가 원통읍이 아닌가요?"

"원통은 원통리이고, 여기는 읍이 아니라 북면이에요. 인제군 북면."

 

읔! 원통읍이 아니라 원통리였다니! 원통의 정확한 행정상 지명이 인제군 북면 원통(元通)리였다니!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나름대로 국내여행을 많이 다녀봤다고 자부했던 나인데, 원통이 행정구역상 '리' 단위였다는 걸 그제야 처음 알았다니! 너무 부끄러웠다. 사실은 내 얇은 지식이 들통이 나서 더 창피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칭 아웃도어 여행가라면서, 그런 것도 모르다니!

 

 

* 원통종합복지타운: 저 곳에는 도서관, 공공회의실, 보건지소 등 공공시설이 입주해 있는데 우리동네에 있는 곳보다 시설이 더 좋았다.

저 사진은 복지타운의 담당자님이 찍어 주셨다. 그 분 말씀에 의하면 인제군 북면은 인구가 8천 명 정도 된다고 한다. 면단위 인구 치고는 적지 않은 숫자다.

 

 

 

* 인제군: 양구에서 인제군으로 진입할 때 작은 조형물 공원이 하나 있어서 사진을 좀 찍어 보았다.

여행을 자주 하다보니 내 자신의 트렌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농기구들이 요즘에는 눈에 확 들어온다.

더불어 목공예나 짚신공예를 배워서 '한 몫 단단히 챙겨볼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가끔 든다.

 

 

 

 

 

우리나라에서 '읍'단위의 지명이 그 상위 행정구역인 '시˙군' 단위와 차별화 되어 자체적 ‘네이밍’ 파워를 가진 곳이 몇 군데 있다. 가야, 강경, 광천, 삼랑진, 벌교 등이 그곳이다. 강경은 충남 논산시 강경읍, 광천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 삼랑진은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벌교는 전남 보성군 벌교읍이 공식적인 행정 지명이다. 고대연맹 국가인 가야국에서 지명을 따온 가야읍은 경상남도 함안군에 속해 있는 곳으로 굳이 따로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벌교도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였으니 잘 아실 것이다.

 

강경과 삼랑진은 조선후기 대동법 시행 이후, 쌀의 집산지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강경은 금강을 통해, 삼랑진은 낙동강을 통해 바다로 출항할 수 있는 곳인데, 그만큼 내륙 수운 교통의 요지였던 것이다. 광천은 광천김으로 유명한 곳이다. 2011년 자전거여행 당시 난 그곳에 들러 광천김을 한가득 샀었다. 장거리여행을 할 때는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여행자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밥도둑들을 데려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나에게 광천김은 A급 밥도둑이었다.

 

이렇듯 읍단위의 지명이 그 상위 행정구역인 시나 군만큼 입에 자주 언급되는 경우는 종종 봐왔지만 리단위의 지명이 군단위의 '브랜드 파워'와 필적하는 경우는 원통리가 유일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 여기서 필자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언제부터 원통리가 인제군과 짝을 이루어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애절한 슬로건의 대명사를 낳게 됐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강원도 군번들이 입에 달고 사는, 아리랑 곡조보다도 더 애절한 이 말의 출현시기가 궁금했던 것이다. 사실 충청북도 청원군 내수읍에도 원통리가 있다. 하지만 인제군의 원통리와 비교하면 그 존재감이 덜해서 일반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하지 않던가. 더군다나 ‘청원 가서 원통하다!’라는 말은 없으니까.

 

 

 

* 설악산

 

 

* 한계천: 북천보다 상류에 있는 한계천에서 본 설악산

 

 

 

*설악산: 산봉우리에 흰 구름이 걸려있다.

 

 

*인제군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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